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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이달 중순 이사회…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만년홍사원 2020. 5. 11. 21:3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놓인 대한항공이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놓는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도 변수가 생길지 주목된다.

3일 항공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중순쯤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여부와 규모 등을 논의한다. 이사회 의결에 따라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자금 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와 유휴자산 매각 등 최대 1조 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13일 또는 19일쯤 대한항공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정부가 자구 노력을 전제로 수혈에 나선만큼,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자구 노력 전제 1조 2000억원 수혈, 유상증자 불가피]

앞서 국책은행들은 대한항공에 1조 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수혈을 결정했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달 24일 대한항공에 운영자금 2000억원 지원, 화물 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000억원 인수, 전환권 있는 영구채 3000억원 인수 등을 통해 총 1조 2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반기 회사채 인수 지원까지 포함하면 대한항공에 총 1조 41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지난달 29일 열린 항공사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유상증자, 자산매각 등을 아우른 자구안을 마련해 5월 중 이사회에서 의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전망]

관심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방식에 쏠린다. 유상증자는 새로 주식을 발행해 시장에 팔아 현금을 조달하는 자본 확충 방법이다. 재계에선 대한항공의 유상증자가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기존 주주에게 우선 주식을 배정받을 권리를 부여한 다음, 신청이 미달한 물량(실권주)에 대해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받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의 대주주인 한진칼도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지분을 보통주 기준 29.96%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면 지분율에 따라 3000억원가량을 조달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진칼도 3000억원 조달, 3자 연합과 경영권 분쟁 이슈]

이에 따라 한진칼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확보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한진칼의 유상증자도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유력하다. 다만 문제는 3자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일명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 맞물려 있어 유상증자 추진 시 셈법이 복잡해진다.
 
현재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6.49%), KCGI(19.36%), 반도건설(16.90%) 등 총 42.75%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우호 지분(41.30%)을 넘어섰다. 하지만 3자 연합 측도 유상증자에 참여할 자금이 충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