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북

직장인 10년차 스스로 아싸가 된 이유

만년홍사원 2021. 3. 12. 18:41

[#1 인트로 시작]


인간의 사회적 동물 본성대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 많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살아간다.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에도 그 동안 살아오며 형성한
커뮤니티의 영향을 받을 정도로 우리 삶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직장에서도 이러한 커뮤니티 형성은 아주 중요하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사람 대 사람과의 관계, 즉 인관관계가 직장에서의 성공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에서도 그렇듯 직장에서도 흔히 잘나가는 집단들이 있다. 이들은 보통 학연/지연/흡연/주연 등을 통해 형성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언제든지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뒤통수 칠 준비가 되어있는 친구들이다.

올해로 이런 사회적 커뮤니티, 회사라는 곳에서 일을 한지 10년차가 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미래를 짊어질 대다수 나와 같은 비주류 구성원들을 위해 미천하지만
스스로 아싸가 된 이유에 대해 일기처럼 기록해 보려 한다.

[#2 전반부 시작]


회사생활 중 반감이 들고 곤혹스러웠을 때를 떠올리면
타의에 의해 나의 개인적인 시간을 소비했을 때 였던 것 같다.

이를테면, 퇴근 후 개인적인 약속이 있었는데 회식이 잡혔다던가 주말에 출근을 강요한다던가 여러 상황들로 나의 개인적인 시간을 원치 않는 시간대에 투여되길 바란다.

최근에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과 코로나 여파로 이런 문화가 많이 줄긴 했지만 아직 우리 사회 속 깊이 퍼져있는게 사실이다.

물론 자의에 의한 행사 참석은 개인적 시간을 소비해서라도 얻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되지만 타의에 의한 행사 참석은 정말이지 곤혹스러웠었다.

회사라는 곳은 가면을 쓰고 가는 곳이다.
나라는 존재를 철저히 감추고 정형화된 틀에 맞게 조련된다. 겉으로는 혁신을 외치지만 이미 정해진 답을 요구한다.

인간관계에서도 수 많은 정치세력들이 활보하며
여러 가짜 뉴스들을 생산하고 시기하며 질투하고
총성없는 전쟁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쁨을 나눴더니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눴더니 약점이 되어 돌아오는 곳. 나를 드러내면 낼 수록 마이너스가 될 수 있기에 어쩌면 자연스럽게 스스로 혼자이길 바랬었던 것 같다.

물론 이런 생각들도 최근에서야 깨달은 것들이다.
처음을 떠올렸을 땐 그저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업무던 인간관계던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진심을 얹었다.

이런 이야길 한다고 해서 "직장생활에 진심을 다하지 않고 건성으로 일해야 하며, 개인주의적인 시각을 가져라" 라는 말은 아니다.

"괜찮다." 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인간관계에 애쓰지 않아도 되고, 받는 만큼 일하며 회사는 회사일 뿐이다.  회사 정치, 인간관계 등에 상처받은 분들과 이런 일들로 걱정하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전하는 위로랄까?

물론 본인 업무에 대한 자긍심도 가져야 하며, 전문성을 가지기 위해 열정적으로 공부도 해야하고, 업무적으로 누군가와 언쟁이 있을 때 가볍게 지지 않을 정도로 무고한 노력을 해야한다. 그게 곧 나의 경쟁력이자 인간관계라는 총 없이 전쟁터를 버티는 무기가 될 것이다.

[#3 후반부 시작]


스스로 아싸가 되기로 시작한 후 첫 번째 변화를 준 건 바로 점심시간을 온전히 나 혼자 보내는 것이다.

퇴근이라는 로그아웃 전 유일하게 잠시나마 온전한 로그아웃이 허락되는 시간이 점심시간이기에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가 혼자 점심을 먹는 것이었다. 아니 간단한 점심 후 산책하는 것이다.

김밥이나 과일 등으로 간단하게 5분 식사를 끝내고
회사 근처 공원을 이용해 매일같이 산책을 한다. 이렇게 점심시간 산책을 한지가 어느 덧 1년이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것들에게 영감을 받으며 산책하다 보면 오전에 받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고 오후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 것만 같다.

무엇보다도 식사를 가볍게 하니 오후에 졸음이 오지도 않고 몸이 가볍다.

물론 나도 점심시간에 친한 동료들과 어울려 맛집을 탐방한다던가 커피한잔 먹으며 기분전환 하기도 했다.

그것도 모자라 한동안은 오로지 잠깐의 낮잠에 빠져
온전히 잠만 자며 점심시간을 보냈던 적도 있었다.

여러가지 점심시간 활용방법이 있었지만 지금의 활용법에 너무도 만족하며 지내고 있다.

아주 가끔씩이지만 근처에 있는 아내를 불러
같이 점심을 먹고 산책하기도 했다. 마치 퇴근한 것 처럼 집에 온 것처럼

회사와 바글거리는 사람들 그리고 MSG로 벗어나 온몸의 근육과 지방이 이완하여 흐트러짐을 느끼는 것
점심시간 산책이 설레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4 마무리]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것들이 괜찮다.
조금은 단단해 진 것 같다.

인간관계 쉽지 않을 수 있다.
완벽한 혼자는 될 수 없지만
적당한 혼자로 지내는 것에 만족한다.
스스로 선택한 혼자여서 그럴지도 모른다.

학연/지연/흡연/지연이 없어도 괜찮다.
학교/직장/사회에 나만의 패거리가 없어도 괜찮다.

스스로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자존감을 찾아가는 일이 인간관계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이라 라는 말로 마무리 하겠다.

십 년가는 권력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