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대한민국 조선산업?”
2012년 조선소 입사 이후 느낀 조선산업의 미래는
마치 물에 젖은 옷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과거의 영광과 타성에 젖은 채 눈과 귀를 닫고
2000년대 초반에 머물러 있었다.
조선산업의 특성상 많은 인력이 필요한
노동 집결 산업이기 때문에 수만 명에 달하는
원하청 직원들 모두 자신들도 모른채 어쩌면
전염병에 옮듯 서서히 젖어 갔을 것이다.
과거의 찬란했던 영광에서 탈피하지 않고
젖은 물을 짜내지 않으면 더 이상 대한민국의
조선산업은 세계 1위라고 자부할 수 없다.
베어내고 짜내어 버릴 것들이 많은
우리나라 조선소의 문제점을
5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노조 파업 (Feat. 누구를 위한 파업인가?)
최근 노동조합의 파업 명분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노동조합 내부에서도 기득권 세력들, 정치 세력들에
뒤엉켜 진정 보살펴야 하는 조합원들은 뒷전이 된 게
아닌가 싶다. 하루빨리 합리적이고 명분 있는 투쟁으로
조합원들의 잃어버린 신뢰를 찾길 바란다.
2. 꼰대 마인드 (Feat. 라떼는 말이야)
고참 선배들의 경력과 경험은 후배들에게
더없이 귀중한 체험 교재이자 로드맵이 된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에 젖은 선배 관리자의
시선과 판단은 미래를 바라보기 보다 이미 과거의
자신의 경험에 의해 결정하고 있진 않은가?
보다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배제한 채
자신들의 진급과 영광에 눈이 먼 관리자가 있는 한
결코 그 조직은 미래로 향할 수 없을 것이다.
3. 잉여인력의 재배치 (Feat. 월급루팡)
조선산업은 앞서 말한 것처럼 노동 집결
산업이기 때문에 현장, 사무실 가릴 것 없이
수만 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과거의 잘나가던 시절의 비대해진 조직 구조는
잉여인력이 생겨나기 딱 좋은 구조이다.
보이지 않는 곳곳에 암처럼 자리한 잉여인력은
본인들의 업무역량에 맞추어 필요 부서로
재배치하여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간혹 전날 과음을 하고 자재 창고에 숨어서
잠을 자거나 할 일이 없어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주식차트나 들여다보고 있는 인원들이 그들이다.
아이러니하게 그분들은 대부분 근속연수
15년 이상인 고.인.물 이었다.
4. 자기 합리화 (Feat. 세계 1위?)
지난 40여 년의 우리 조선산업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조선산업 불모지였던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서
지금까지 이뤄온 조선강국, 세계 1위 타이틀을
이젠 반납하고 40년 전 처음 시작하던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타성에 젖어 “이 정도면 괜찮아”,
“어차피 배는 계속 수주될 거야”,
“나 하나쯤이야” 라는 자기 합리화에
정작 우리의 마인드는 세계 1위에서
이미 멀어져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5. 지나친 외주화 (Feat.저는 잘 몰라요)
외주 협력업체는 모든 사업분야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요소이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허나 필자가 조선소 설계 부서에서 느낀 점은
외주 업체와의 상생 속에 얻는 시너지보다
오히려 ‘주객전도’ 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실제 업무역량이나 설계 기술들을 원청 담당자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외주사에 이끌려간다는 것이다.
업무역량 또한 외주 담당자가 월등한 경우가
많았고 원청 설계 담당자는 외주와 현장을
연결하는 중간 다리 역할 정도로 보일 정도였다.
물론 이러한 문제가 일부 신입사원과 대리/과장
이하의 몇몇 분들에게만 주로 나타나지만
지나친 외주화는 오히려 원청 담당자의 역량을
줄게 만드는 일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결론
조선밥?을 먹은지도 9년이 지나가고 있다.
필자의 경제생활을 영위해 준 그리고 영위해 줄
우리나라의 조선산업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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