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북

전세계약 거래 중 발생한 중개 사고 회고문 (부산 북구 만덕동)

만년홍사원 2020. 3. 30. 13:01

등장인물 : 장모님, 본인, 아내, 중개인, 매수 예정인

뱃속의 아이가 태어날 때쯤 우리는 처가댁이 있는 부산 북구 만덕동의 삼*아파트로 이사(전세)를 가려고 매물을 알아보고 있었다. 마침 3월 26일 아침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올수리 전셋집을 발견하였고 부랴부랴 해당 부동산(부산 북구 만덕동 소재 신*공인중개사사무소)에 연락하여 집을 보겠다고 3월 26일 그 날 바로 약속을 잡았다.

30년이 된 노후 아파트이기에 올수리 전세 매물이 1.5억이라는 저렴한 금액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그 때문인지 우리 외에 집을 보러 오겠다고 한 분들이 1팀 더 있다고 중개인을 통해 전해 들었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급했다. 장모님 입장에서는 만삭의 딸이 같은 아파트로 오겠다는데 어떻게 해서든 이 집을 잡고 싶어 하셨고 아내 역시 우리가 바로 계약하지 않으면 그 집이 바로 넘어갈 것 같아 마음을 졸였다.

그렇게 삼*아파트에 거주하고 계시던 장모님이 먼저 그 집을 방문하였고 만덕동 소재 신*공인중개사 중개인을 만나 집을 보았다. 그 와중에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갔으나 녹취가 된 내용도 없고 서로의 입장 차이가 커 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

그렇게 우리는 100만 원이라는 가계약금을 집주인이라는 사람의 계좌에 입금하고 계약 우선권에 서게 되었다. 그러고 빠른 진행으로 그 주 토요일인 3월 28일 오전 계약을 하기로 했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3월 28일 토요일 오전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 날인 27일 중개인이 계약서를 미리 써놓겠다며 우리와 매수 예정자의 개인정보를 요청했다. 그 와중에 매수 예정자가 전세자금대출 불허를 이야기한다. 전세자금 대출을 100% 배제하고 있지 않은 우리는 이러한 매수 예정자의 입장에 결국 100만 원이라는 가계약금을 보낸 채 계약을 보류하게 된다.

여기서 팩트만 설명을 하자면,

1. 중개인은 이 집이 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에 대해 임대인의 입장을 확인하지 않고 우리에게 공식적인 고지도 없었다.

2. 가계약금을 부랴부랴 송금하고 나서야 알게된 사실이지만, 집주인이라고 알려준 계좌의 주인은 해당 부동산 매물을 매수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매수 예정자였으며, 본 부동산의 등기의 소유주는 아니었다. (우리의 전세금을 가지고 잔금을 처리하고 매수하려는 계획이었다)

3. 등기부등본 확인과 가계약금 수취인의 동일인 여부 확인은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중개인으로써 당연히 해야할 역무임에도 해당 과정을 생략한 채 매수 예정인의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다.

이 와중에도 매수 예정자는 해당 부동산의 현 소유주가 아님에도 전세자금 대출을 1년간 허락은 하나 1년 뒤 반드시 상환하는 조건을 특약으로 넣고 싶어 했다. 물론 매수 예정자의 사정이 있었겠지만 이러한 불합리한 조건들로 인해 결국 우리는 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문제의 가계약금 100만 원 상환을 요구했다.

매수 예정자는 우리의 일방적인 계약 거부로 이 금액은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고, 우리는 전세자금 대출 관련된 내용을 가계약금 송금 전 정확하게 공지하지 않은 중개인의 중개 실수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해당 중개인은 우리에게 모든 내용을 설명하였다며 계약 여부 최종 선택은 본인들에게 있고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한 우리에게 귀책이 있다고 본인은 책임이 없다고 한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우리도 급한 마음에 2차 3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고, 중개인이 알려준 정보만으로 판단을 하고 송금한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개인으로써 임대인 임차인과의 의견을 중간에서 정확하게 조율하지 못했고 그에 따라 발생한 전세자금 대출 오해로 생긴 가계약 파기 건은 해당 중개인의 책임이 1%라도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돈 100만 원을 돌려받는 것보다 중개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정보를 누락하거나 중개 업무의 미흡함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것에 대한 인정과 사과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중개인의 적반하장 식의 태도로 귀책은 우리에게 있으니 손해배상을 진행하시던 소송을 하시던 알아서 하란 식의 답변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고 계약만 성사시키면 된다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에 더욱 화가 났던게 사실이다.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이해관계자 모두의 불찰이 조금씩 투과되어 만들어진 이 사고인데 매수 예정자와 중개인은 책임을 오직 우리에게만 돌리고 있어 우리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알리려고 이렇게 글을 쓴다.